레고블록 사고법
스무 살을 넘기고 나면 갑자기 세상이 달라집니다. 어제까지는 시키는 대로 하면 됐는데, 오늘부터는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전공을 정하고, 진로를 고민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말이에요. 주변에서는 한마디씩 던집니다.
요즘은 이게 뜬다, 그 직업은 곧 사라진다, 스펙을 쌓아라, 경험을 쌓아라, AI를 배워라 등, 다 맞는 말 같기도 하고, 다 남의 말 같기도 합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정작 내가 뭘 원하는지는 더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AI에게 물어봅니다. "나 뭐 하면 좋을까?" 그러면 AI는 친절하게 답해줍니다. 그럴듯한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짜줍니다. 편리합니다, 하지만 이상합니다. AI의 답을 따라가면 갈수록 내 생각은 점점 흐려집니다.
AI가 틀렸다는 게 아닙니다. 다만 AI의 답은 수많은 답 중 하나일 뿐인데, 그게 마치 정답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AI 없이는 아무것도 결정 못하는 사람이 됩니다.
이 책은 그런 상황에 놓인 여러분에게 건네는 이야기입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그 막막함, 충분히 이해합니다. 앞이 안 보이는 느낌,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막막함 속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남들의 조언을 더 모으는 게 아닙니다.
AI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지는 것도 아닙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의 중심점을 찾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 기준을 먼저 세우는 것입니다.
기준이 생기면 그 위에 하나씩 쌓아갈 수 있습니다. 경험이 쌓이고, 생각이 쌓이고, 나만의 개념들이 쌓입니다. 레고블록을 조립하듯 한 조각 한 조각 올려놓으면, 어느 순간 구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블록 몇 개에 불과하지만, 꾸준히 쌓으면 벽이 되고, 벽이 모이면 방이 되고, 방이 모이면 성이 됩니다.
지금은 첫 번째 블록을 놓는 시간입니다. 정상은 아직 멀어 보이지만, 한 걸음씩 오르면 결국 도착합니다.
지금은 앞이 안 보여도 괜찮습니다. 기준을 정하고, 천천히 걸어가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뒤를 돌아봤을 때, 내가 쌓아온 것들이 보일 것입니다. 그게 바로 나만의 세계입니다. 이 책은 그 세계를 건설하는 첫 번째 설계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