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길을 찾다
정신없이 지나온 길, 문뜩 뒤돌아보면 내가 어디쯤 서 있는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어렴풋이 알게 된다. 그리고 자기만의 길을 발견한다.
일에 파묻혀 머리가 복잡하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찰 때, 잠시 나와서 먼 산 한 번 바라보면 좋겠다. 혹시 아는가? 무한한 공간에 시선을 두다가, 극도의 ‘대자적 경험’으로 모든 것이 걸림돌이던 ‘애벌레살이’에서 모든 것이 구경거리가 되는 ‘나비살이’로 변화할지도….- 본문 중에서
모두 지칠 때쯤, 주변 안전한 바위 위에 앉으니, 밀려오는 파도가 가슴까지 적셔 온다. 잠시 눈을 감는다. 파도 소리…, 파도 냄새…, 파도의 출렁거림에 온몸을 맡긴다. 그것만이 전부인 것 같은 세상……. ‘내가 멈췄다’라고 해야 할까……. 이리도 편안하고 좋을 수가 있을까…! 이 감각을 만나려고, 여기 멀리 남쪽 끝 섬까지 왔나 보다. 살며시 눈을 뜨니, 잠시 쉼도 없이 출렁거리는 바다 표면에 시선이 닿는다. ‘사느라 참 고생이 많다…….’ 속에서 되뇌는 말에, 왜 내 가슴이 저려 오는 걸까….
가끔은 아무런 책임도 계획도 없이, 좋아하는 이들과 일상에서 떠날 필요가 있다. 그러다가 지금이 전부인 듯한 순간을 만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쉼’이자 진짜 ‘삶’이 아닐까!- 에필로그 중에서
유독 혼란과 절망에 치를 떨던 20대 초반, 『갈매기의 꿈』 속 조나단처럼 한계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박목월 시인의 『나그네』처럼 구름에 달 가듯이 살고 싶었다. 그래서 먹고사는 문제와 아무런 상관없는 신학을 대학 전공으로 선택했지만, 몸과 마음의 자유를 갈망하며 인간다움을 찾아 헤맸던 터라, 차라리 인간학을 공부했다고 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하도 삶에 걸려 넘어져서 상담심리도 공부했다. 지인의 권유에 마지못한 듯 먹고살 길을 찾아 잠시 사회복지에 몸담으려 했는데, 어느덧 그곳에서 15년을 지냈다. 긴 시간 사회복지에 머무르면서, 분리되었던 생각, 추구했던 가치, 다가온 경험을 조금씩 통합하는 중이다. 신학과 상담 심리, 사회복지와 연을 맺는 와중에, 교회 교육 목사로 있으면서 아동·청소년과 청년을 지도했고, 종종 중년을 대상으로 영성 수련을 안내했다.
첫 일터는 교육과 심리 관련 연구소였다. 3년 정도 일하는 동안 교육 자료 개발·관리와 에니어그램 관련 워크숍을 진행했다. 두 번째 일터가 이 책의 배경이 되는 ‘문화복지센터’이다. 나는 이곳에서 상담, 행정, 복지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 지금은 사무국장으로 행정과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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