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860년 발표와 동시에 좌우 진영을 가르며 격렬한 논쟁을 촉발한 『전날 밤』이 을유세계문학전집 148권으로 출간되었다. 크림 전쟁과 농노 해방을 앞둔 러시아 사회의 정신적 동요를 가장 예리하게 포착한 작품으로, 조국 해방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불가리아 혁명가 인사로프와 행동하는 삶을 갈망하며 그를 선택한 러시아 귀족 여성 옐레나의 이야기를 통해, 투르게네프는 무기력한 관념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는 ‘전날 밤’을 묘파하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인간의 형상을 온전히 구현해 냈다.
저자소개
"(Ivan Sergeyevich Turgenev)
1818년 10월 중부 러시아 오룔현의 스파스코예에서 부유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다. 모스크바대학교를 거쳐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를 졸업하고 베를린대학교에 유학하면서 서구주의자로서의 확고한 신념을 갖게 되었다. 게르첸, 바쿠닌, 벨린스키, 스탄케비치 등 당대 러시아 지성계를 대표하는 인물들과 교류하며 계몽과 문명의 가치를 중시하는 서구주의자로서의 신념을 다져 나갔다.
1843년, 페테르부르크 오페라 무대에서 스페인 혈통의 프랑스 오페라 가수 폴린 비아르도와 운명적으로 만난 그는 이미 결혼한 그녀의 주변을 평생 맴돌며 우정과 사랑을 이어 갔다. 1852년에는 고골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도문이 문제가 되어 체포된 뒤 고향 스파스코예로 추방되어 1년 반의 연금 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 시기 단행본으로 출간된 『사냥꾼의 수기』는 농노들을 온전한 인격체로 그려 냄으로써 러시아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섬세한 서정적 문체와 인간 내면의 미묘한 움직임을 포착하는 시인의 마음을 지니는 동시에, 동시대의 사회·정치적 현실을 지진계처럼 기록하는 사냥꾼의 눈을 겸비한 탁월한 작가였다. 러시아 문학이 서구를 향해 말을 걸기 시작하고 세계 문학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된 것은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가 아닌 바로 투르게네프의 펜 끝을 통해서였다. 이른바 6대 장편(『루딘』, 『귀족의 보금자리』, 『전날 밤』, 『아버지와 아들』, 『연기』, 『처녀지』)에서 당대의 민감한 사회·역사적 문제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했으며, 플로베르, 졸라, 모파상, 빅토르 위고 등 유럽의 많은 작가와 교류하며 러시아 문학을 유럽에 소개하는 데도 힘썼다. 1883년 8월 오룔의 둥지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안고 파리 근교 부지발에서 사망했으며, 그의 유언에 따라 페테르부르크 볼코프 공동묘지의 벨린스키 무덤 옆에 안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