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준 산방 일기
시인 박남준이 악양 동매 마을에서 띄우는 꽃편지, 『산방 일기』. 경제적 삶을 최고로 여기는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삶의 아름다운 가치를 누리며 살기 위해, 돈 쓰지 않는 삶을 선택하고, 악양 동매 마을로 들어간 저자의 순박하며 풍요로운 일상생활이 펼쳐진다.
이 책은 자연의 한 부분으로서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저자가 모악산 근처에서 살다가 지리산 근처의 악양 동매 마을로 이사한 후 출간한 첫 산문집이다. 저자의 시집 <적막>(창비, 2005년)의 시작 노트이기도 하다. 악양 동매 마을에서 자연과 함께 나눈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준다. 시를 쓰거나 쌀을 씻다가도 새와 이야기를 나누고, 해와 바람이 좋은 날이면 텃밭을 일구다가도 꽃길을 에돌아 술 한잔 기울일 줄 아는 삶이 오롯하게 담겨 있다.
박남준 1957년 전남 법성포에서 태어나 1984년 〈시인〉지에 시 ‘할메는 꽃신 신고 사랑노래 부르다가’ 외 7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 <적막> 등이, 산문집으로 <작고 가벼워질 때까지> <별의 안부를 묻는다> <꽃이 진다 꽃이 핀다> 등 여러 권을 펴냈다.
1부 사랑에 물들다 :: 홀로 살지 않는다/ 정들었던 것들/ 사랑에 물들다/ 내 안의 생명/ 순례자의 노래/ 집, 몸과 마음의 벗이며 스승이여/ 그때 그림자가 말했다/ 내가 나에게 묻는다/ 새는 새의 자리에, 사람은 사람의 자리에/ 소홀히 생각하지 말라/ 짐은 무겁고 길은 멀다/ 아름다운 탁발
2부 맑고 따뜻하게 :: 먼 산빛에 물들다/ 단식 목각/ 산에서 주운 한 생각/ 맑고 따뜻하게/ 참된 얼굴/ 보름달 소원/ 몸에서 피어난다 연둣빛/ 푸른 꽃비가 내리는 사막/ 조화로운 삶으로 가는 길/ 텃밭에서 부르는 노래/ 나눔의 시/ 내 어찌 경배드리지 않겠는가
3부 보이지 않는 길에서 보이는 길을 생각한다 :: 밥상 앞에 드리는 기도/ 귀 뚫으라시네/ 보이지 않는 길에서 보이는 길을 생각한다/ 병아리에게 구속당하다/ 부끄럽지 않은 손/ 따뜻한 불씨/ 매화 향기 바람에 춤출 때까지/ 나무가 되고 싶었다/ 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음악회 소고/ 나를 향해 가는 길/ 꽃 그늘 아래 나비들이 나풀거린다/ 꽃배에 실려 보내는 것들/ 당신께 띄우는 꽃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