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걷는 길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천천히 알려주세요.
이왕이면 좋은 소식으로.
길고 고단했던 하루를 마치면 누구든 밤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옵니다. 온몸 가득 승객들을 싣고 나르느라 잔뜩 화가 난 버스와 지하철, 그 안에서 이리저리 치이며 부대끼는 사람들. 탈출하듯이 빠져나오고 나면 집까지는 아직 저만치 더 가야 하는데도 진이 빠져버립니다. 주황색 가로등을 버팀목 삼아 터덜터덜 걸어서 간신히 집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그러고도 아직 걸어야 할 밤길은 끝나지 않습니다. 따끈한 물로 하루를 씻어내고 싶지만 오늘의 외로움과 후회 같은 것들은 내게 꼭 붙어서 떨어지질 않기 때문입니다. 자리에 누우면 오늘따라 더 넓은 침대 위로 더 먼 길이 펼쳐집니다. 이 생각, 저 생각 끄집어내어 길동무 삼아 또 걷다 보면 뜬눈으로 밤을 새기 일쑤입니다.
『밤 걷는 길』의 저자 밤길은 이런 그의 밤들을 당신과 함께 걷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어두워질수록 몰려오는 많은 생각들. 누군가의 성공담에 느끼는 자괴감, 나이가 주는 부담감, 익숙해지지 않는 외로움, 혼자만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은 소외감, 이 모든 감정들을 뒤로 하고 지켜내고 싶은 희망과 사랑들까지. 밤길의 이야기이고 당신의 이야기인 모든 생각들에 대해 담았습니다.
밤처럼 어둡고 깜깜해서 같이 걷고 있는 이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나아갈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두려워하지 마세요.
『밤 걷는 길』이 언제나 한 발짝 앞에서, 또는 뒤에서 당신과 이 밤을 함께 걷고 있습니다.
86년에 태어났지만 아직 어른이 되진 못한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지냈던 5년이 그립고 대구에서 보내는 요즘은 행복합니다. 2016년 여름부터 밤길이란 필명으로 SNS에 글을 쓰고 있으며 사랑하는 조카의 이름을 얹은 대구 ‘더하트2016커피’에서 좋은 커피를 내어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책을 내며 살다 행복하게 눈을 감을 예정입니다.
인스타그램 @baamgil
페이스북 @baamgil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