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경제학 수업
책 속에서
나아가서 경제학은 삶의 방식과 사회구조에 접근하는 주요 통로이기도 하다. 철학이 인간의 정신을 이해하는 열쇠라면, 경제학은 사회를 이해하는 열쇠다. 정치·사회·문화 등 제반 영역이 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경제가 다양한 사회 현상을 일방적으로 결정한다거나 변화의 유일한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핵심 기둥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
_p.5
경제학과 만나는 순간 맞닥뜨리게 되는 몇 가지 난점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춰 이 책을 집필했다. 근대 고전경제학에서 현대경제학을 거쳐 최근의 대안적인 경제학 모색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인 전개 과정의 윤곽을 잡도록 했다. 또한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자유주의 경제학을 중심으로 특정한 관점만을 주로 다루던 편향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론을 접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딱딱한 이론 때문에 지레 겁을 먹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하는 실제 사례를 통해 보다 쉽게 내용에 다가서도록 했다. 무엇보다도 경제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핵심 개념을 차분히 풀어가면서 한 발씩 나아갈 수 있게 했다.
_p.6
경제학에서 소유권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모든 개인 재산이 아니다. ‘생산수단’의 소유에 대한 것이다. 생산수단이란 생산에 사용되는 노동 대상과 노동 수단을 합쳐서 이르는 말이다. 노동 대상은 자연 그대로의 것 외에도 노동이 첨가된 원료 등을 포함한다. 노동 수단은 생산을 위해 노동 대상에 작용하는 도구나 기계·장치·건물 등을 말한다. 농경사회에서는 토지가 대표적인 생산수단이었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업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토지나 건물, 생산 설비, 자원이나 재료 등이 속한다.
_pp.30~31
마르크스가 토지와 자본 모두에 대한 공유화를 대안으로 주장했다면, 조지는 토지만을 공유에 가까운 상태로 개혁하는 방안을 내놓는다. 토지에서 발생하는 지대는 사유될 수 없고 사회 전체에 의해 향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근로소득세 등 다른 세금을 모두 없애는 대신 토지에서 발생하는 지대를 세금으로 걷는 토지단일세를 도입해야 한다. 세금은 순수하게 토지의 가치에만 부과된다. 농사를 짓거나 건물을 비롯한 각종 시설물을 만드는 등 토지에 대한 개량에서 발생하는 가치에는 세금을 걷지 않는다. 그러한 부분은 토지를 개량한 사람의 권리라고 인정한다.
_p.131
현상적으로는 세계대전이 국가가 동원한 군대 사이의 충돌로 나타났고,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야욕을 지닌 난폭한 정치가의 비뚤어진 열망을 전쟁과 연결시킨다. 하지만 레닌의 제국주의론에 의하면 세계대전은 금융독점자본주의에 도달한 새로운 자본주의 단계에서 후진국으로의 자본수출 경쟁이 초래한 충돌이다. 금융자본의 이해를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생겨난 자본가 단체들 사이의 세계 분할 방법이다.
_pp.157~158
베블런은 부의 축적 동기를 ‘차별적 명성’을 얻기 위한 심리적 욕구에서 찾는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 바탕을 두고 우월한 명성을 얻으려는 과시 욕구다. (…) 차별적 명성을 향한 욕구는 주로 구성원의 일부가 힘겨운 일상 노동에 시달리지 않아도 충분히 생계를 유지할 만큼 물자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단계에서 생겨난다. 대부분의 사람이 생산 과정에 종사하면서 힘겨운 노동을 해야 하는 한편, 수탈을 통해 이익을 얻음으로써 노동하지 않아도 되는 일부 상류 계층, 즉 유한계급이 형성되면서 이들이 자신을 다른 사람과 구별하는 특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_pp.165~166
갤브레이스가 보기에도 경제는 측정 가능하거나 예측 가능한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측정이 불가능한 ‘불확실성’이 더욱 일반적이고 지배적이다. 특히 20세기에 들어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경제에서 금융이 차지하는 부분이 더욱 증가하고, 또한 한 국가의 경제가 세계 경제와 맺는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면서 불확실성의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는 추세다. 그는 시장경제 자체적으로는 불확실성을 완화할 힘이 없기에 시장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_p.274
피케티는 지난 3세기에 걸친 20개국 이상의 경제학적·역사적 데이터에 기초하여 불평등 원인을 추적한 결론을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을 때 불평등이 심화된다”라는 명제로 집약한다.
자본수익률이 생산과 소득의 성장률을 넘어설 때, 다시 말해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사람이 일해서 돈을 버는 속도보다 빠를 때 빈부 격차가 심해진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자본주의는 역사적으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불평등의 정도도 확대된다. 성장과 불평등 사이의 관계를 낙관적으로 보는 주류 경제학과 충돌하기에 이를 둘러싸고 세계적으로 많은 논란이 생겼다.
_pp.379~380
지난 수십 년간 뒤돌아볼 틈 없이 달려온 한국 사회의 척박한 인문학적 토양에 갈증을 느껴, 글쓰기와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을 인문학으로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인문학이 생생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순간 화석으로 굳어진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일상의 사건과 삶에 밀착시키는 방향으로 작업을 해왔다. 또한 한국 사회를 차근차근 바꾸기 위한 교양을 찾아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함께하는 작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젊은 시절의 연구와 실천 활동에서 얻은 성과와 한계를 바탕으로, 지금의 시대와 세대에 맞게 세상을 바꾸는 지식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중이다.《미술관 옆 인문학》(1, 2권),《사유와 매혹》(1, 2권),《저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헌법의 발견》,《생각의 미술관》,《일인분 인문학》,《나이 든 채로 산다는 것》,《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심리학 수업》 등의 책을 썼다.
차례
저자의 말_ 사회를 이해하는 열쇠, 경제학으로의 친근한 초대
1부 어떻게 생산하고 어떻게 나눌 것인가
근대 고전경제학과 비판
01 대지에 노동을 가함으로써 소유권이 성립한다 _존 로크, 〈소유권에 관하여〉
02 소유는 도둑질이다 _피에르 조제프 프루동, 《소유란 무엇인가》
03 시장을 통해 사익이 공익을 증진한다 _애덤 스미스, 《국부론》
04 인구는 기하급수, 식량은 산술급수로 증가한다 _토머스 맬서스, 《인구론》
05 상품 가치는 상대적 노동량에 달려 있다 _데이비드 리카도,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
06 수요와 공급 균형이 가치법칙이다 _존 스튜어트 밀, 《정치경제학 원리》
07 자본의 유기적 구성 고도화로 이윤율 저하 경향이 생긴다 _칼 마르크스, 《자본론》
08 생활수단 생산이 확대될 때 일반적 공황은 없다 _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 《사회주의의 전제와 사민당의 과제》
09 빈곤과 불황의 원인은 토지 사유에 따른 불로소득이다 _헨리 조지, 《진보와 빈곤》
10 신용 붕괴로 지불수단이 결핍될 때 화폐공황이 생긴다 _루돌프 힐퍼딩, 《금융자본》
11 자본수출은 금융자본과 독점 지배의 특성이다 _블라디미르 레닌, 《제국주의론》
2부 정부는 시장에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가
현대경제학의 정립과 분화
12 부의 축적 동기는 차별적 명성을 위한 경쟁이다 _소스타인 베블런, 《유한계급론》
13 유효수요 창출로 경제성장의 선순환을 이룬다 _존 메이너드 케인스,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14 통화정책 실패가 경제 불안정과 공황의 원인이다 _밀턴 프리드먼, 《선택할 자유》
15 복지국가는 삶의 주요 문제에 대한 선택권을 빼앗는다 _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자유헌정론》
16 제조업에서 독점은 일반적 현상이 될 수 없다 _루트비히 폰 미제스, 《자유주의》
17 창조적 파괴가 본질적으로 자본주의를 형성한다 _조지프 슘페터, 《자본주의·사회주의·민주주의》
18 노동 윤리를 가진 사람은 더 풍요로워진다 _제임스 뷰캐넌, 《윤리와 경제 진보》
19 제도는 경제의 장기적 성과를 결정한다 _더글러스 노스, 《제도·제도 변화·경제적 성과》
20 가격 형성 시장은 최근의 역사적 산물이다 _칼 폴라니, 《인간의 경제》
21 화폐의 불확실성 때문에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 _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불확실성의 시대》
3부 모두가 풍요로운 사회로 가는 길은 무엇인가
현대사회의 전환과 경제적 대안
22 통화 경쟁은 자원과 권력 배분 변화로 세계 긴장을 높인다 _벤저민 코헨, 《화폐와 권력》
23 전후 장기 호황은 정부 지출이 아닌 군비 지출 때문이다 _크리스 하먼, 《부르주아 경제학의 위기》
24 지식사회에서는 재화가 아닌 지식의 획득과 분배가 핵심 문제다 _피터 드러커, 《미래경영》
25 부자가 되려면 3차 산업혁명의 새 사업에 투자하라 _레스터 서로, 《지식의 지배》
26 3차 산업혁명은 분산자본주의로 향한다 _제러미 리프킨, 《3차 산업혁명》
27 친환경 생산방식이 이윤을 높이고 세계화를 지속시킨다 _토머스 프리드먼,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28 개발도상국은 지역 차원의 중간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_에른스트 슈마허, 《작은 것이 아름답다》
29 우리는 불황경제학의 범위에 들어와 있다 _폴 크루그먼, 《불황의 경제학》
30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을 때 불평등이 심화된다 _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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