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사상사연구
만주 몽골사를 연구한 저자가 한국과학사상사에 대해 저술했다는 것이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저자는 그 계기를 법주사 깊숙한 곳에서 발견한 천문도와의 만남으로 얘기하고 있다. 그 천문도는 황도를 중심으로 남극도와 북극도로 나누어 전체 성좌를 정밀하게 그려놓았는데 그 양식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중국 소주 공자묘의 송대 ?순우천문도?나 우리나라의 ?천상열차분야도? 같은 중국식 천문도와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우주를 360도로 하고 있어 누가 보아도 서구 천문학에 의한 천문도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천문도를 찾아낸 지 4년 반의 시일이 걸려 ?법주사소장의 신법천문도설에 대하여?라는 이름으로 논문을 탈고하였다. 이 천문도를 밝히는 과정에서 얻게 된 중국천문학사의 지식을 바탕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나라 천문학사의 재검토를 시도하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유관기문」 소전의 고려 구집력에 대하여?와 ?여대의 위력에 대하여?가 그 예로서 이것은 저자가 법주사천문도에 관한 집필을 하면서 얻어진 중국천문학의 지식을 바탕으로 발표한 논문이다.
특히 ?금석문의 지전론과 그 사상적 배경?은 중국 천문학사와 사상뿐 아니라 중국에 전래된 서구 중세의 천문학사와 사상까지도 어느 정도 알아야 근세기의 한국과학사와 사상의 전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