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상상력 종말
"AI가 대신하는 순간,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로 가는가
인간의 고유한 능력으로 여겨 온 상상력이 AI 시대에 어떻게 소멸할 수 있는지를 변증법적 역사 속에서 추적한다. 저자는 수렵채집인의 ‘무의식의 상상력 삶 촉각’에서 출발해, 도구를 제작하는 호모 파베르의 삶 촉각적 상상력, 감각 세계에서 멀어진 추상적 기호의 상상력, 그리고 AI가 노동과 제작을 대신하는 호모 에이전트의 단계로 이어지는 흐름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두 번 상상력을 망각한다. 첫 번째 망각은 감각과 상상력이 분리되면서 시작되었고, 두 번째 망각은 AI가 인간 대신 궁리하고 제작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인간에게 자유만 남는 것이 아니라 권태가 새로운 존재 조건으로 등장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호모 파베르는 끊임없이 도구를 만들기 위해 상상했지만, 호모 에이전트는 AI와 로봇에 그 역할을 넘겨준 채 추상적 기호와 권태 속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를 기술 발전에 대한 단순한 비관이 아니라 상상력, 노동, 기호, 권태처럼 전통 철학이 주변부로 밀어냈던 요소들이 역사를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를 묻는 문제로 확장한다. AI가 인간을 고된 노동에서 해방시키는 순간, 인간은 무엇을 상상하며 살아갈 것인가. 기술이 대신할 수 없는 상상력의 조건을 인간의 역사 전체에서 되묻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