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장 탄트라 수행
"여기서 담배 피워도 되겠니?"
민형규는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내 한 개피를 뽑아 내면서 송인석 형사에게 물었다. 송인석은 형사반장의 테이블 건너 벽에 금연 이라고 씌어있는 붉은 표식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대답했다.
"빨리 피워, 꼰대 반장 가 들어오기 전에."
형사실은 거의 비어 있었다. 옆에서 나이 어린 청년을 앉혀 넣고 무엇인가 조서를 꾸미며 타자를 두들기고 있는 머리가 희끗한 노형사가 있었는데, 그는 이따금 탁자를 치면서 으름장을 놓았다. 그럴 때마다 청년은 히죽히죽 웃으면서 몸을 흔들었다. 민형규 그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사진을 내려다보았다. 송형사 앞에 놓인 여러 장의 사진에는 아주 특이한 모습이 찍혀 있었다. 남녀 한 쌍이 발가벗은 몸으로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었다. 그 자세는 단순히 안고 있다기보다 앉은 체위로 성교를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한 사진은 포르노 잡지에서나 볼 수 있는 선정적인 것이었는데, 수사 자료로 남기려고 했는지 여러 방향으로 찍혀 있었다. 더욱 특이한 것은 남자가 결가부좌를 했는데, 그 위에 걸터앉은 여자가 두 다리로 힘껏 남자의 허리를 감았고, 두 팔은 남자의 겨드랑 밑으로 들어가서 올라가며 긴 손톱으로 남자의 등을 할켜놓았다.남자의 어깨 바로 밑에 손톱 자국이 파여서 붉은 줄이 선명하게 비쳤다. 여자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남자는 눈을 부릅뜬 채 무엇인가를 노려보는 느낌을 주었다.

저자소개

목차

1장 탄트라 수행
2장 운동권 스님
3장 스님의 아들
4장 스님의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