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0장 화장터 가는 길
햇볕이 뜨겁게 내려쪼였다.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일어나면서 열기를 발산했다. 승용차가 지나간 아스팔트위로 차바퀴가 찍혔다. 들판에서 풀을 뜯고 있던 암소도 아카시아 나무 그늘 밑으로 피해 있었다. 야산을 돌아가면 개울을 따라 음식점들이 보였다. 그곳에서 조금 올라가면 길가에 임시로 개설한 가건물이 줄을 잇대어 있다. 잡화점을 비롯한 과일 가게도 있었고,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있었다. 송장을 실은 장의 차는 산 깊숙이 들어간 주차장으로 들어갔으나 승용차를 타고 온 사람들은 가게가 있는 곳에서 차를 세웠다. 더러는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기념품 가게를끼웃거렸다. 잡화점을 놓고 팔고 있는 노점상 옆에 커다란 멍석을 깔아놓고 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그는 햇볕을 피하지 않고, 피한다기보다 오히려 뜨거운 햇볕을 맞으면서 결가부좌하고 명상에 잠겨 있었다. 머리는 승려처럼 깎았지만, 수염이 텁수룩하고, 옷은 누더기처럼 헤어져 있었는데, 한 여름인데도 겨울옷을 입고 있었다. 언뜻 보아서 거지로 보였지만, 구걸을 하는 일이 없으니까 거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앞을 그대로 지나치지 못하고 멈춰서 들여다보았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키득거리고 웃기도 하고, 미친 사람으로 생각하였는지 혀를 차면서 연민의 눈초리를 보냈다.

저자소개

목차

10장 화장터 가는 길
11장 출가 出家 하는 사람들
12장 동성 연애
13장 탄트라의 방편
14장 그림 속의 여자
15장 컴퓨터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