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5장 속가 俗家 와 승가 僧家
단풍은 산 위에서 물들어 아래로 내려왔다. 산등성이에서 가로지르며 점차 내려온 숲의 띠는 염색이 바랜 광목을 펼쳐놓은 것같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낙엽이 수해 水海 처럼 떨어져 내렸다. 땅에 구르는 잎이 발목에 감겼다. 민기자가 밝고 지나가는 낙엽은 으스러지면서 부서졌다. 하늘은 낮게 깔리고 어두웠지만, 폭풍이 올 것같지는 않았다. 그는 담배를 한 개피 피워 물고 바위 옆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스산한 바람이 담배 연기를 날려 목을 휘감았다.

저자소개

목차

5장 속가 俗家 와 승가 僧家 
6장 부지일물 不持一物 
7장 밤의 수행자들
8장 종교 폭력
9장 장님 법사의 죽음